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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우림이 우거진 브라질 북동부의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모래 위의 집(House on the Sand)*은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대담한 실험작이다. 대서양의 장엄한 전망을 품고 있는 이 집은 인공적인 건축물과 무한한 수평선이 맞닿아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대한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개방적인 구조를 통해, 이 주거 공간은 바다의 광활함과 조화를 이루며 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이타포로로카(Itapororoca) 해변은 이 집의 본질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건축과 풍경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녹아든 공간을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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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디자인은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배제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전체 구조는 다섯 개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나뉘며, 각각의 공간은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기능적 캡슐로 구성된다. 즉, 주방, 식당, 거실, 마스터 베드룸, 게스트 베드룸이 나란히 배치되었으며, 모든 공간은 직사각형의 나무 데크 위에 살짝 떠 있는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복도나 폐쇄된 공간이 없는 이 배치는 자연과의 단절을 최소화하고 공간의 연속성을 극대화하는 건축적 실험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개방성은 건축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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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섯 개의 볼륨 위에는 녹음이 짙은 나무들과 어우러진 *러스틱한 유칼립투스 소재의 퍼골라(Pergola, 차양 구조물)*가 떠 있는 듯한 형태로 자리한다. 14개의 적층 목재 프레임이 이를 지탱하며, 엄격한 모더니즘 구조 속에서도 나무들이 차양을 뚫고 솟아나면서 공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이러한 요소들은 빛과 그림자, 건축과 자연의 끊임없는 대화를 이끌어 내며, 기능적 구조를 넘어서 하나의 예술적 매개체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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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데크는 집 전체를 연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각각의 공간을 외부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내부와 외부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 이러한 공간적 모호성은 자연 속에서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삶의 방식을 반영한다. 차양과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의 패턴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하루 종일 시적이고 끊임없이 변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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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수영장은 이 건축물과 자연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유기적인 곡선과 직선적인 요소가 결합된 디자인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면서도 건축적 정교함을 유지한다. 특히, 메인 구조에서 45도 각도로 배치된 수영장은 건축과 조경 사이의 균형을 이루며, 공간에 개방감을 더해준다. 태양빛이 직접 닿는 이 공간은 물, 건축, 자연의 삼중적 연결을 극대화하는 장소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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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단순한 현대식 주거 공간이 아니라, *감각적인 경험을 유도하는 기계(Sensorial Machine)*로 작동한다. 여기서 건축 재료는 단순히 목재, 돌, 철이 아니라, 빛, 그림자, 나뭇잎의 바스락거림, 그리고 파도 소리까지 포함된다. 이 공간은 거주자들에게 자연과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건축이 곧 자연의 연장선이 되는 독창적인 형태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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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래 위의 집은 기계적이고 고립된 근대 건축의 이상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공생을 실현하는 새로운 유형의 주거 공간을 제시한다. 거대한 자연의 일부가 된 이 집은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실험적 작품이며, 건축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