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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후풍경에서 장소와 공간이란?
건축가는 장소를 어디까지 설계할 수 있을까요?
건물의 형태와 구조는 계획할 수 있습니다. 벽의 위치를 정하고 창을 내며, 사람이 걷고 머무를 자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빛과 바람, 시선과 거리까지 어느 정도 조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선택은 분명 그곳에서 일어날 삶에 영향을 줍니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만나고, 어느 자리에서 오래 머물며, 언제 바깥과 연결되고 언제 그 관계에서 물러날 수 있는지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장소의 모든 것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창가가 한 사람에게 가장 편안한 자리가 될지, 한 가족이 몇 해를 살아간 뒤 무엇을 기억하게 될지, 평범했던 길이 언제부터 ‘돌아오는 길’이 될지는 미리 정할 수 없습니다. 건축이 완성된 뒤부터는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의 시간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건축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요.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쌓아 장소를 만들어 가기 전에, 건축은 무엇을 읽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그 질문은 건물의 형태보다 먼저, 그곳에서 사람이 무엇을 보고 느끼며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지를 살피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공간보다 먼저 환경을 만납니다
우리는 공간보다 먼저 환경을 만납니다
공간은 관계에 형태를 부여합니다
좋은 공간은 관계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공간은 눈으로만 경험되지 않습니다
건축은 장소를 완성하지 않습니다
설계는 현실 속에서 건축이 됩니다
‘비온후풍경’이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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