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간을 계획할 때 먼저 그곳에 놓일 사람과 장소를 생각합니다.
어떤 공간은 가족의 일상을 담는 집이 되고, 또 어떤 공간은 사람들이 일하고 교류하는 장소가 됩니다. 기업에게는 조직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환경이,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공간의 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좋은 건축을 판단하는 기준도 하나일 수 없습니다. 형태와 비례, 재료와 빛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은 건축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그 공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지, 계획한 품질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지, 오랫동안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같은 대지에 같은 규모의 건축물을 계획하더라도 건축주가 추구하는 삶과 공간의 목적, 무엇을 우선하여 결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비온후풍경(OGL Architects)과 사이프러스9++(Cypress9++)는 이러한 건축과 공간의 가능성을 서로 다른 전문성과 관점에서 탐색하며 하나의 철학을 공유하는 두 브랜드입니다. 비온후풍경은 건축설계와 공간디자인, 건축환경과 기술, 프로젝트의 실행을 연결하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건축의 완성도를 추구합니다. 사이프러스9++는 사람과 장소의 관계를 살피고, 공간이 제공하는 경험과 새로운 가치의 가능성을 발전시킵니다.
우리의 관심은 특정한 디자인 양식이나 미리 정해 놓은 해답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사람과 장소가 가진 고유한 조건을 이해하고, 디자인과 기술, 공간의 경험과 경제적 가치를 연결하여 프로젝트마다 적합한 방향을 찾아갑니다.
건축과 공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인상적인 건축물을 보고 감탄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형태와 정교한 비례, 재료의 질감이 만들어 내는 공간은 그 자체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하지만 그 건축물에서 실제로 생활하고 일하는 사람의 경험은 조금 더 복합적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향하는 동선이 자연스러운지, 계절이 바뀌어도 실내가 쾌적한지, 필요한 순간에는 가족이 함께 모이고 때로는 서로의 시간을 존중할 수 있는지. 건축의 가치는 이러한 일상적인 경험에서도 드러납니다. 같은 면적의 단독주택이라도 가족 구성원의 생활 방식과 대지의 환경에 따라 설계는 달라집니다. 공간을 나누고 연결하는 방법부터 채광과 조망, 외부공간과의 관계까지. 건축주가 원하는 삶을 이해하지 못한 채 면적과 형태만으로 좋은 집을 계획하기는 어렵습니다. 업무공간이나 상업시설에서는 고려할 대상이 더 넓어집니다. 사람들이 어떤 순서로 이동하고, 어디에 머물며,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따라 공간의 구성이 달라집니다. 기업의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 상업시설의 서비스 운영 방식 역시 설계의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요구를 구체적인 건축과 공간으로 옮기는 과정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탁 트인 공간을 계획하려면 구조와 설비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넓은 창으로 풍경을 끌어들이려는 디자인은 채광과 조망뿐 아니라 단열과 일사 조절, 실내 쾌적성에 관한 기술적 판단을 요구합니다. 특별한 재료를 선택하면 시각적인 완성도와 함께 공사비, 시공 방법과 유지관리 조건도 달라집니다. 공간이 제공하는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고 싶더라도, 실제 사용성과 운영 효율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건축과 공간의 계획에는 이처럼 서로 다른 요구가 공존합니다. 때로는 하나의 선택이 다른 가능성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요구를 적당히 절충하는 것이 언제나 합리적인 해답은 아닙니다.
프로젝트가 이루려는 목적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 목적에 비추어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디자인과 기술, 사용성과 경제성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피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비온후풍경과 사이프러스9++가 추구하는 좋은 건축과 공간은 이러한 판단에서 출발합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과 실제 사용의 편안함, 기술적 성능과 경제적 합리성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하나의 공간 안에서 연결되는 것. 그 관계를 적절하게 구성하는 데 건축과 공간을 계획하는 전문성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