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기획 및 디자인
공간기획

집짓기,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관점과 인식

패시브하우스, 에너지 절약 주택?

전혀 다른 건축 방법으로써 패시브하우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 자동차로의 전환은 이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미래입니다.
사람들은 테슬라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열광하고 있지만, 전기 자동차는 하루 아침에 뚝딱하고 나타난 것이 아닌 오래전부터 예견된 모빌리티 산업의 결과입니다.
패시브 하우스 역시 어느 날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필연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어쨌든) 건축의 발전 과정에서 등장한 과거와 전혀 다른 건축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과거와 전혀 다른 방법’은 물, 열, 바람 등의 환경적 요인 등이 건축물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 방법으로 해석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출처:
다시 말해 패시브 하우스는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건축 공학적 연구와 노력의 결과물이며, 지금도 진행 중인 건축 방법론입니다. 제로에너지하우스, 녹색건축, 생태건축, 친환경 건축, 지속가능한 건축 등의 개념 역시 패시브 하우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조금 다른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범-패시브 하우스, 범-지속가능한 건축 등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세부 항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내 공기질/ Indoor Air Quality
건축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Sustainable Energy Systems for the Built Environment
건물 에너지평가/Building Energy Assessment
지속가능한 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
건물 정보 모델링/ 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
환경 지리 정보학/Environmental Geomatics
건축 제품 및 건물의 환경 평가: 생애주기평가/Environmental Assessment of Building Products and Buildings: Life Cycle Assessment
Research Trends in the field of Sustainable Energy for the Built Environment
Research Challenges and Advancements in the field of Sustainable Energy Technologies in the Built Environment
Inevitably, the 21st century has initiated a series of developments in the construction industry, leading to its digitalization and resulting in a series of innovative approaches and practices. At the same time, the construction industry, being one of the main global environment polluters, should fulfil well-established, as well as novel, sustainability requirements in order to evolve in harmony with the rising concerns on the availability of natural resources. This overview study aims to present the main developments, research, and scientific challenges in the field of sustainable construction, emphasizing the field of energy. The study aims to present a state-of-the-art scientific discussion on the sustainable built environment topic by analyzing cutting edge topics in the fields of building elements and whole building energy assessment, of indoor air quality and low carbon buildings, as well as on sustainable energy systems and smart buildings. The study also presents the state-of-the-art in existing tools which are adopted for the assessment of the sustainable built environment, including the use of digital tools and 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 for the energy assessment of the built environment, as well as the application of Life Cycle Assessment on building-related processes. Cross cutting issues related to the analysis of the building sector in the Industry 4.0 era, such as sustainability management topics and environmental geomatics are also discussed. The study concludes in those fields which will be of interest of the scientific community in the following years, towards achieving the goals of the sustainable development of the building sector.

패시브하우스의 정의와 개념, 에너지 절약 주택이 아니다.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정의, 개념에 대한 설명은 조금씩 다른 경향이 없지 않지만, 대체로 비슷한 범주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량적 관점에서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공학적, 수학적 방법을 차용함으로 에너지라는 지표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패시브하우스의 정의> by 한국패시브건축협회, Passipedia 번역
<패시브하우스의 정의 및 요구조건> by 한국패시브건축협회, 기술자료
<패시브하우스란?> by 네이버 지식백과, 패시브하우스 콘서트
‘에너지 절약’이란 개념 역시 패시브하우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각종 국제적 환경 관련 정책들이 추구하는 공통 지표임은 틀림 없지만, ‘패시브하우스 = 에너지 절약 주택’이라는 개념은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RE100, 넷-제로 등의 일환으로 에너지 0, 탄소 0라는 성과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일부 페이퍼 웍에 불과한 사례도 있으며, 궁극의 0 가치를 달성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건축 분야에서 에너지 문제는 정량적인 지표와 더불어, 해석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열적, 습도적 요인들이 건축물과 사람에 작용하는 메카니즘이 함께 지표화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치적으로 완벽한 넷-제로에 도달한 건축물이라도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의미 있는 넷-제로가 아닐 것입니다.

건축 물리학으로써 패시브 하우스

패시브하우스의 의미는 건축 방법론에 있어 기존과 전혀 다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며, 여기서 전혀 다른 방법론은 건축 물리학적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전의 건축 방법론 역시 구조, 재료에 대한 공학적 해석을 전제하고 있지만, 건축물과 사람에 작용하는 포괄적 관점에서, 열, 습도, 바람 등의 요소 등을 체계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은 패시브하우스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패시브하우스를 정의하는 각종 기준, 이에 해당하는 세부 기술 요소 등 역시 방법론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좀 더 본질적인 가치는 건축물과 사람에 작용하는 각종 현상을 건축 물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쉽게 말해 기술 요소를 단편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이상의 건축물리학적 가치를 해당 사이트와 건축물의 설계, 시공 과정에서 경제성, 합리성의 관점으로 구현하는 것이 좀 더 상위의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국내의 관점과 인식

국내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관심의 특성

근래 경기침체로 주택 신축건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지만, 과거 10년 간 단독주택 수요는 꾸준한 상승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패시브하우스 역시 단독주택 시장의 확장과 더불어 꾸준한 상승세였음은 사실이지만, 열풍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의 수요가 급중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적지 않은 관심의 확장성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전체 단독주택 시장에서 패시브하우스의 점유율은 그렇게 높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국내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관심의 양상은 외국과 달리 국내의 건축, 건설 환경에 대한 반대급부로써 성격이 짙은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국내 소위 소규모 건축, 건설 시장의 관련 품질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입니다. 각종 결로, 곰팡이, 누수, 구조체의 성능 저하 등 고질적인 건축물의 품질 문제는 패시브하우스 이전에 객관적인 해석조차 할 수 없었던 처지였습니다.
건축물의 각종 하자, 결함 문제는 패시브하우스의 목적이라기 보다 건축물에 대한 과학적, 공학적 해석을 전제로 하는 특성으로 인해 각종 하자 등 건축물의 품질 문제는 정량화할 수 있는 패시브하우스의 부산물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시브하우스가 국내 기존 건축, 건설 업역의 품질 문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관심은 잘못된 방향성은 아니더라도 패시브하우스 본연의 가치를 설명하는 것 또한 아니라는 이중적 자가 당착인 상황도 발생하는 듯 합니다.
특히 패시브 기술 만능주의를 지향하는 일부 업체들에 의해 패시브하우스는 물론 건축, 집짓기의 고유한 가치가 다소 기술 편향성에 머물러 있는 한계적 요인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건축의 문제

패시브하우스는 기존 건축 방법과 전혀 다른 설계, 시공 방법론을 의미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패시브하우스는 건축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건축적 발전 과정에서 각종 에너지, 환경 등의 문제와 쾌적하고 건강한 삶의 질이란 관점에서 대두된 건축적 대상이란 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패시브하우스에서 제시하는 각종 기술적 방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술적 수준이 첨단 하이테크놀리지에 해당할 만큼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기존 국내 건축, 건설 시장의 특성이 점진적인 공학적, 기술적 발전에 무관심한터라, 조금이라도 새로운 방법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일례로 하자의 문제는 패시브하우스라고 해서 하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건축 자체가 하자 문제를 개선할 수 있어야 하며, 패시브하우스의 여러 성과에서 밝혀진 기술적 관점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지 않을까 합니다.
더불어 패시브하우스 역시 건축 자체의 가치를 무시한 기술 만능, 편향성을 개선하지 않는 한 역설적인 상황에 마주할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실제 많은 건축주가 패시브하우스라는 기술적 가치에만 매몰되어 설계, 시공사를 선정한 후 원할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패시브하우스라고 해서 특별한 건축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의 보편적 범주 속에서 새로운 가치들이 적용, 정착되어 보다 나은 건축적 행위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때 실질적인 가치가 발현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양평 월산리 패시브하우스 <월산비정> / 비온후풍경 설계, 시공

편익, 가치에 대한 변화

편리하고 보다 유용, 유익한 것을 지향하는 사람의 심리는 옳고 그름의 대상은 아닐 것입니다.
지구 환경, 에너지 문제 등 보편적 윤리적 관점에서 지극히 타당해 보이는 대상 역시, 그럴싸한 명분 뒤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 국가간의 이해 관계가 숨겨져 있게 마련입니다.
패시브하우스 역시 수많은 장점과 기술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패시브하우스 역시 단독주택일 뿐이며, 사회적 환경과 거주성의 다변화 양상이라는 건축적, 공간적 가치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해 패시브하우스의 기술 편향, 기술 만능주의적 양상은 집의 다양한 편익과 가치를 초월하여 성립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